집에서 7번 국도까지 약 3시간 정도 달렸던 것 같다.
설악산을 끼고 구비구비 산길을 따라 쭉 달려오다 정신 차려보니 어느 순간 바다가 떡하니 우리 앞에 나타났는데,
태풍 링링의 영향으로 아직 구름이 많이 끼긴 했지만, 오랜만에 보는 넓디넓은 바다를 바라보니 속이 뻥 뚫리는 느낌이었다.
우리의 일정은 동해안 최북단의 안보관광지, 통일전망대부터 시작이므로 계속해서 달려가 본다.
통일안보공원 가는 길
전망대는 남한 최북단에서 육안으로 북한과 금강산을 바라볼 수 있는 곳이고 민간인 출입 통제선(민통선) 내 위치해있다.
민감한 지역에 자리 잡고 있으므로 관람을 하기 위해서는 소정의 절차를 밟아야 하는데,
전망대 가기 전 통일안보공원의 출입 신고소에서 신고서를 작성하고 10분 이내의 안보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준비물로는 반드시 신분증이 필요하며, 신청서 작성을 하지 않으면 절대! 방문할 수 없으니 반드시 들려야 한다.
오전 10시가 다 되어 갈 무렵, 드디어 도착한 출입 신고소.
일요일이라 사람이 거의 없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가족단위의 여행객들이 생각보다 많았다.
이제 신청서를 작성해보자.
타고 갈 차량의 정보, 인원과 인적사항 정도만 작성하면 되는데 그리 어렵지 않다.
작성 시 아래 견본을 참고하여 작성하면 더욱 쉽다. 😎
신청서를 모두 작성한 후 1번 창구로 가서 입장료를 지불하면 되는데,
입장료는 일반 어른이 3,000원으로 매우 저렴한 편이다.
전액 면제 항목이나 감면 항목이 있었지만 우리는 그 어느 것에도 해당하는 게 없었기에 어른 일반 2명으로 6,000원을 지불했다.
입장권을 구매하고 난 후, 직원이 2번 창구로 바로 가라고 해서 갔더니, 주차비 5,000원을 따로 받고 있었다.
이걸 내지 않으면 전망대에 갈 수가 없다.
입장권은 이미 구매했는데, 주차비를 결제하지 않으면 갈 수가 없으니 뭔가 덜컥 삥을 뜯기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차라리 입장료와 주차료를 함께 계산하던지... 참으로 번거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
전망대까지 가는 셔틀은 따로 없으며 자가용을 이용하여 출입시간에 맞춰 출발하면 된다.
관람시간
- 하절기 (3~10월) 09:00 ~ 17:00
- 동절기 (11~2월) 09:00 ~ 16:00
홈페이지
중간에 검문소를 들르게 되는데, 바로 이 곳을 통과하면 민간인 통제구역에 진입하게 되는 것! 두근두근 😍
국군 장병들이 꼼꼼히 확인한 후 관광차량 인증 피켓을 주는데, 차량 앞유리에서 잘 보이는 위치에 두면 된다.
드디어 전망대가 눈앞에 보이기 시작!
주차장 도착. 신고소부터 같이 출발했던 다른 관광객들과 거의 비슷한 시점에 도착했다.
주차장에 있는 평화통일 화장실. ㅋㅋㅋ
잠깐 들러서 손만 씻고 가려다가 화장실 앞 안내판 옆에 오색 띠가 너풀너풀거리고 새장처럼 보이는 게 눈에 띄어 가봤더니...
어멋 이건 찍어야해!!! 😍
이런 도장이 있을 거라는 생각은 전혀 못하고 왔는데, 마침 가방 안에 들어있던 단 한 페이지도 사용하지 않은 메모장이 안성맞춤으로 들어있어???
이건 운명의 데스티니인 것인가!?
한반도기를 무려 맨 앞장에 찍을 수 있다니~!!!
나중에 찍고보니 울릉도 독도가 제대로 안 보이는 것 같아서, 좀 더 꾹~!! 눌러서 찍을걸 그랬다는 생각도 들었다.
진짜 안찍을 수 없는 도장이었다. 보물찾기 당첨된 느낌이랄까?
주차장에서 전망대까지는 약간의 언덕을 올라야 한다.
조금 가파른 구간도 있지만, 한참 동안 차를 타고 달려온 나로서는 상쾌한 공기 마시며 언덕을 오르는 게 뭔가 기분을 상쾌하게 만들어주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이 구간으로 갈 경우 가파르지만 빨리 도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드디어 통일전망대 도착!
도착하자마자 건물이 두 개라 의아했다.
우리가 끊은 입장권으로 모두 들어가도 되는 건지?
먼저 올린 사진의 전망대는 분단의 아픔과 통일을 염원하는 마음을 되새기고자 1984년에 지어진 역사적인 건물.
그리고,
2018년 말 완공된 통일전망타워.
기존 전망대보다 무려 20미터 더 높은 곳에서 북한과 금강산을 볼 수 있다고 한다.
기존에 있던 건물은 북한 음식 전문관으로 변경될 예정이라고...
난 왠지 새로 지어진 건물보다 84년에 지어진 건물이 훨씬 더 멋들어진 느낌이었다.
주변에는 전쟁의 아픔을 함께했던 장갑차와 전투기가 전시되어있었는데,
전 날 태풍 링링의 영향이었는지 어떤 건지 전투기 프로펠러가 분리되어 있었다. 링링의 영향이라면 안타깝....
그리고 한편에는 이렇게 두 개의 통일 우체통이 있다.
통일을 염원하는 마음을 담아 편지를 작성해 우체통에 넣으면 된다는데 어디로 전해질지는 잘 모르겠다.
그리고 파란색과 빨간색 두개의 우체통을 놓아둔 의미도 혹시 있지 않을까?
조금 더 자세한 안내가 써져있으면 좋으련만. 😥
북한 쪽을 인자하게 바라보는 불상과 성모 마리아상이 있는 공원도 조성되어있다.
서로 다른 종료지만 통일만은 한 마음 한 뜻으로 바라고 있다는 의미일까?
옛 전망대에는 북한 방향으로 포토존이 있다.
아마 주말 사람 많을 때 왔다면 몇 번 못 찍고 눈치 보며 나왔을 공간일 텐데 오늘 여긴 우리만의 공간이었다.
얼마나 많은 사진을 찍었는지 ㅎㅎㅎ
사진뿐만 아니라, 엎어지면 코 닿을 거리의 북한의 모습을 유리창 없이 맨 눈으로 바람을 맞으며 본다는 게 뭔가 가슴이 벅차올랐다.
금강산이 관광으로 개방되었을 때의 육로길, 그리고 이제는 기차가 다닐 수 없는 오래된 철로길을 보며 마음이 조금은 울컥했다.
기존 전망대와 전망타워는 서로 연결되어 있어서 중간에 연결된 길로 가다 보면 이렇게 커다란 종이 하나 있다.
통일을 염원하는 마음으로 종을 쳐보라는 것 같은데... 행여나 혼날까 봐 쫄보인 나는 시도해보지 않았다.
통일전망타워 2층에 있는 전망 교육실.
의자에 앉아 멀리 보이는 북한, 금강산과 기찻길 그리고 오랜 시간 사람의 발이 닿지 않은 해변을 천천히 감상하기에 참 좋은 공간이다.
전망타워 최고층인 4층으로 가면 전면이 유리로 되어있어 북한뿐만 아니라 우리 쪽 전경도 감상을 할 수가 있다.
확실히 옛 전망대에서 보는 것보다는 높아서 그런지 더 멀리 볼 수 있는 것 같다.
다만 아쉬운 건 유리로 막혀있어 조금은 답답한 느낌?
사실 3층에 유리로 막히지 않은 공간이 있긴 있었는데...
이 놈의 태풍.....!!!! 부들부들 😡
아쉽게도 태풍으로 인해 안전상의 이유로 나가보지 못했다. ㅜㅠ
맘먹고 여기까지 왔는데 너무나 아쉬웠다...
1층에서 만난 뜻밖의 고양이. 😍
어쩐지 용맹한 눈빛을 가졌다.
고성 통일전망대에서 약 한 시간 동안의 관람을 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왠지 통일이 눈 앞으로 다가온 듯 희망이 가득 찼었는데,
갑자기 트럼프랑 정으니랑 냉랭해지는 분위기가 지속되니 북한을 바라보는 내 마음이 더더욱 안타깝지 않을 수가 없다.
이제 다음 목적지로 가볼까!?
'여행 > 7번국도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화진포 메밀 막국수 (0) | 2019.10.10 |
---|---|
고성 화진포 해수욕장 - 아름다운 백사장, 둘만의 해변 (0) | 2019.10.08 |
동해안 최북단 해수욕장, 명파해변 (0) | 2019.09.29 |
여행의 준비와 시작, 고성으로 가자! (0) | 2019.09.17 |
3박4일 7번국도 여행 프롤로그 (0) | 2019.09.14 |
댓글